크리스마스 이브에 식사하러 가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날은 아내가 작정하고 회사까지 와서 저녁먹자고 하길래 같이 간 서현동 갤러리호텔 와인바
금연석을 원했지만 이미 금연석은 자리가 없어서 흡연실로 갔는데
오히려 흡연실은 텅텅비어서 더 조용히 식사할 수 있었다
와인은 올빈 스페인와인을 주문했는데.. 여기서 문제 발생
와인에 대한 실력이 탁월한 아내의 테이스팅에 딱 걸렸다
와인이 통상적인 기간을 넘어간 오래된 와인이었지만 보관만 잘하면 괜찬았는데..
이 와인이 꺽어지고 있는 상태였던것..
와인이 꺽어진다는건 생명이 다해간다는건데.. 약간 구릿한 향과 쿰쿰한 향이 특징이다
결국 와인은 교체되고 새로 세팅된 와인은 담배과 오키함이 진한 노즈의 칠레 피노누아.. 맘에 들었다
아내는 안심스테이크.. 난 등심스테이크..
난 미디엄레어.. 덜익은 고기를 못먹는 아내는 웰던..으로 주문했는데
근데
둘 다 미디엄레어로 나왔다 (주방에서 실수한듯)
덕분에 붉은살 부분은 내가 다 먹고.. 바깥쪽 시어링된 부분은 아내가.. ^^
내가 돈을 내니까 내가 많이 먹어야지~
계산하면서 아까 마신 칠레 피노누아가 좋았길래 한 병 더 사면서
안심스테이크가 웰던이 미디엄레어로 나온것을 이야기하고 나가려하자..
매니저가 미안하다고 와인 한 병을 선물로 주네 (우왓 횡재!)
하지만 공짜를 극히 부담스러워하는 나로서는 그냥 갈 수가 없어서 (아내는 공짜를 지극히 자연스러워함)
내가 다른 와인 한 병을 골라서 또 샀다
한 병은 마시고 한 병은 사고 한 병은 얻고 또 한 병을 사버렸으니
와인 네병을 구입한 꼴이 되었다 (내가 미쳤지.. 산타클로스의 농간이 아니고선)
집에가서 룰루랄라하면서 와인셀러에 와인을 채워놓은 아내의 뒷모습을 보면서 재야의 종소리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