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각저생각/들어둘만한 것들

쓸쓸한 그대가 청춘이다

리챠드기우 2011. 6. 11. 12:13

청춘은 젊은이의 것이 아니다. 그들이 그때 만난 것은 청춘이 아니라 방종과 나태였다. 그들은 젊음을 부담스러워했고 깊이 회의하지도 않았으며 그다지 방황하지도 않았다.  단지 젊다는 이유로 청춘을 그들에게 내어 맡겨버리기엔 너무 아깝다.

 

외로우니까 사람이고 아프니까 청춘이라 한다. 젊은이들의 아픔은 통증이지만 젊음을 관통해 낸 이들에게 아픔은 슬픔이며 외로움이다. 청춘은 젊은 날을 즐기는 방법에 관한 변명이 아니라 슬픔과 외로움을 알게되어버린 나이에 관한 위로이다. 청춘은 햇살 튕기는 젊은이의 얼굴이 아니라 슬픔과 외로움을 눈으로 담을 수 있는 그들의 표정이다.

 

그대가 청춘이다. 사랑을 했으니 슬피 울었을 것이며 사랑이 떠나갔으니 홀로 외로웠을 것이다. 사랑은 이제 그대에게 청춘임을 선언한다. '이제 청춘을 누릴 그대입니다.' 라고.  슬픔은 그림자처럼 붙어있을 것이며 외로움은 그림자마저도 같이 하지 않겠지만 이 어처구니없음이 그대 청춘의 표상이니 이를 어쩌랴.

 

이 나이에 청춘은 무슨..이라고 말하는 그대가 있다고 하자.  하루가 인생이라면 30대면 이제 늦잠에서 깨어난 시간이며 40대면 이제 곧 점심 식사를 할 시간이며 50대면 새로운 기분으로 오후를 시작할 때다. 그대가 잠이 들 밤 11시는 아직도 멀리 있다.

 

호기심과 기대와 욕망이 없으면 청춘은 떠나고 만다. 또다시 사랑하고 울며 외로워하자. 되어지거든 섹스도 하고 분노도 하자. 청춘이 웃음 잃은 먹먹한 얼굴로 그대를 대하지 않도록. 그리하여 청춘은 떠나지 않았는데 그대가 외면하지 않도록. 슬쓸한 그대가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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