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각저생각/이런저런 이야기

1만원짜리 생맥주

리챠드기우 2010. 10. 9. 12:26

어제 비오는 날 저녁부터 마지막 전철을 타기까지 회사동료와 호프집에 앉아있었다.

주머니가 넉넉치 않아서 소시지요리 하나 안주삼아 맥주 2잔씩을 마시고 나오기까지 무려 4시간...

첨엔 별로 할 말 없었는데 술이 조금씩 들어가면서 말문이 트였다.

'술의 신' 박카스의 위대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비도 오고 내심 분위기라도 잡고 싶어서 조금 근사한 호프집에 가서일까..

500cc생맥주 한 잔에 1만원이라..기겁할만큼 비싸다.

그런 이유로 기네스흑맥주에 슈마커생맥주 한 잔씩으로 만족할 밖에..

기네스흑맥주는 아이리쉬크림처럼 진하고 풍부한 거품이 잔 가득히 덮혀있고 캄캄한 밤하늘만큼이나 검은 흑맥주 한 모금 입안에 담으니 쓰고 짙은 향이 콧 속까지 감돈다.

슈마커생맥주는 은근히 망고향이 배여있다.

거기에다 과실속살에서 흘러나온듯한 달콤함이 자꾸 나를 유혹한다.


'음.. 이맛은 웬지 그녀가 좋아할 것 같은데..'

함께였으면 참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사로잡는다.
 
금세 비어버린 맥주잔에 아쉬워하다가도 한잔 더 하라는 눈빛의 여주인의 눈길을 뿌리치고 마지막전철을 타러 지하철역으로 종종걸음을 쳤다.

우산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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