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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보다는 마음을 더 헤아리며 살자

리챠드기우 2011. 11. 16. 22:07

 

숫자보다는 마음을 더 헤아리며 살자

퇴직과 관련된 숫자들을 동기부여 수단으로 삼는것이 좋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가 숫자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도 늘어만 가는 나이에 몸도 힘들어지고, 불어나는 생활비에 가슴이 쪼그라들며, 한층 늘어난 평균수명도 퇴직 후 생계비용을 고려하면 스트레스가 된다. 50대 이상 중·고령자 10명 가운데 7명은 노후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제3차(2009년도) 우리나라 중·고령자의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이상 중·고령자의 68.2%가 ‘노후에 대비해 생활비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언론을 통해 베이비붐 세대 83%가 퇴직 후 대책이 없다는 조사결과를 보면서 자신의 암담한 미래에 주눅이 든다. 퇴직 이후 밥값만 계산해도 3억5000만원이 들고, 자녀들이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졸업하는 데 드는 비용이 2억50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저마다 하루 24시간, 즉 8만6400초라는 시간이 주어진다. 은퇴한 남성들의 하루 일과 중 잠자는 시간, 식사하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등을 다 제외하더라도 하루에 11시간 정도가 남는다. ‘11시간×365일×20년’이면 약 8만 시간이 된다.

정년 후의 8만 시간은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연평균 근로시간인 2261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해 볼 때, 직장인이 36년간 일하는 시간과 맞먹는다. 이전에는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던 숫자들이 마음의 짐이 되고 고통지수처럼 느껴진다. 나이들어 숫자계산이 잘 되지 않는다면 숫자에 연연하지 말자.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터득하지 않았는가?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내 삶의 기준으로 삼지 말자. 나에게는 나만의 인생을 살아갈 지수들이 필요하다.

물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려주는 숫자들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복잡한 숫자들을 기초로 내 생활을 점검해 보면 나와 상관없을 때가 많다. 퇴직과 관련된 숫자들을 바라보면서 좌절하기보다 이러한 숫자들을 나의 동기부여 수단으로 삼는 것이 좋다. 한 남성은 50대가 되면서 집에 있는 달력을 다 치웠다고 한다. 내일도 나에게 주어질지는 내일 아침에 눈을 떠봐야 알기에 50 이후에는 오늘만 잘 살자는 생각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은퇴생활의 비결을 살펴보면 은퇴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바보는 만날 계획만 세우고 있다는 말처럼 계획을 세우기 위해 고민하고 갈등하는 시간을 보내기보다 오늘 하루를 잘 살면서 다가올 내일을 준비하는 삶이 훨씬 계획적인 삶이 될 수 있다.

남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계획과 준비는 필요하다. 미래는 오늘을 기초로 열리는 다음 순간이다. 따라서 오늘 나의 삶에 대해 성실함과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며, 나와 주위에 희망을 주는 일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각종 통계숫자와 기준들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와 숫자에 얽매이기보다 스스로의 삶을 평가하고 예측해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 보자. 스스로 자신의 인생에 필요한 숫자들을 찾아내 보자. 나이 들어가면서 늘어나는 숫자를 바라보기보다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헤아려 보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을 헤아리면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지가 분명해질 것이다. 오늘 하루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던 순간들과 사람들을 헤아리고, 내가 꿈꾸고 있는 일들을 위해 노력한 내용들을 헤아려 보자. 내가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해준 사람들을 헤아려 보고, 또 오늘 나 때문에 위로받았거나 행복해진 사람들을 헤아려 보자. 마음을 나누고 사랑한 것들을 헤아리다 보면 매일이 행복해질 수 있다.

 

 

출처: 이의수의 '마흔이후 남자의 생존법' 중에서